■ 4년제 대학을 그만두고 전문대학에 진학했어요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문승지 디자이너는 주변에 유독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운동선수의 길을 택했다. 그러나 건강상의 문제로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고, 대학 진학을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녀는 문득 중학교 2학년 때 ‘전국 학생 발명품 경진대회’에서 큰 상을 받았던 경험을 떠올렸다. 만들기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기에도 취미가 있었던 그녀는 결국 입시미술을 공부해서 제주도에 있는 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입학 후 디자인 분야에 눈을 뜬 문 디자이너는 이내 ‘육지로 가면 많은 것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디자인 관련 전문학교인 계원예술대학에 지원했다. ‘이 학교에 오기 위해 4년제 대학을 자퇴했다.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강하게 어필한 그녀는 결국 합격했다.
■ 도전, 한 번 해보면 그 이후에는 정말 쉬워요
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문득 검사를 받기 위한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문 디자이너는 모든 과제를 미룬 채, 친구들과 함께 있는 돈, 없는 돈을 모두 끌어 모아 몇 번의 전시를 열었다. 작은 갤러리를 빌리고 전시 포스터 작업부터 홍보까지 모두 스스로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했지만, 전시회를 찾아온 사람은 채 열 명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일은 문 디자이너에게 자부심을 갖게 한 커다란 경험이 되었다. ‘이렇게 하는 거구나,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를 몸소 배우며 그녀는 점점 진지해졌다. 그녀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공모전에 출품을 했다. 1학년 여름방학에만 무려 10개가 넘는 작품을 출품했을 정도였다. 그중 상을 받은 건 두세 개에 불과하지만, 그녀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하고 안 하고의 차이일 뿐, 해보면 정말 쉽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이미 여러 번의 공모전과 전시회를 치른 터라 그녀에게는 졸업 작품 준비도 어렵지 않았다. “당시 동물 학대나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였어요. 사람들이 ‘개 팔자가 상팔자’라고 생각하면 인식이 좀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양이를 위해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그것을 사람이 같이 쓰는 시대야’라는 메시지가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죠.”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캣 터널 소파’다. 세 명이 학교에 천막을 치고 석 달 동안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만든 결과 졸업 전시회에서 1등을 했다.
■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캣 터널 소파
그녀는 졸업 후, 20대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마음에 무작정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1년 동안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때 외국에 있는 수많은 잡지사, 언론사에 제 작품에 대한 소개 글을 메일로 보내봤어요. 혹시 내 작품을 봐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기사 하단에 있는 기자의 메일 주소로 수백 통의 메일을 보낸 거죠. ‘나는 한국에서 작업하는 몇 살, 누구인데 당신네 잡지를 좋아해서 재밌게 보고 있다. 내 작품을 실을 수 있는 영광을 달라’고 했더니 한두 군데에서 실어주더라고요. 그러다 한 달 후에 영국 일간지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리고 또 한 달 후에 미국 NBC 방송국을 비롯해 수많은 언론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일이 정말 비즈니스가 된 것이다. 그때 그녀는 학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잡지 기사에 종종 등장하는 겉모습이 화려한 디자이너 분들도 시작은 초라했을 거예요. 저도 지하 작업실에서 컵라면을 먹으면서 작업을 한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해요.” 그녀는 몸은 힘들지만 지금 하는 행동들이 결국 다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고 기대한다며, 계속 발전하고 개발하고 있는 중이니까 빚이 생겨도 재미있다고 말한다. “24살에 사업하다 빚 져본 적 있냐?”고, 문승지 디자이너는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웃으며 말했다.
문승지(펫가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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