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나요?
□ 탄생배경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중계 방송 화면에 패스성공률, 볼 점유율 등 각종 스포츠 기록분석 통계 자료를 제공하면서 널리 알려진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은 다른 분야의 직업 종사자들보다 그 역사가 짧습니다.
1980년 후반부터 스포츠 경기를 수치화하여 기록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노력은 학계로부터 계속되어왔습니다. Hughes와 Franks라는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경기 중에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을 기억하는 것은 불과 3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기억하기 쉽지 않거나 기억을 하지 못한 일들 중에서 스포츠 경기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필요한 매우 중요한 일들이 포함되어 있다면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1990년대 초반, 영국 웨일즈에 있는 UWIC(University of Wales Institute Cardiff)대학의 연구팀들이 축구를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연구방법을 체계화하는데 많은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축구를 비롯하여 모든 종목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기록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체계화되고 진보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일 월드컵 때 고트비 분석관이 과학적이고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루어 내면서 스포츠 기록분석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주로 국가대표팀을 중심으로 경기 분석이 이루어 졌는데 이를 계기로 다양한 종목과 프로팀으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은 이처럼 스포츠 경기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이 중요해지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인력으로 등장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하는 일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은 각종 스포츠 경기의 모든 요소들을 수치적 데이터로 기록하고 이를 분석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육상, 수영 등의 개인 종목을 포함해 축구, 야구 등 단체종목에서 나오는 기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경기의 특성과 내용에 맞게 분석하고 수치로 나타나는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상대팀이나 선수의 기록과 전략을 파악합니다. 또한 스포츠 경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기록시스템과 분석기법을 개발하고 분석기법과 통계의 활용을 통한 학문적인 연구 또한 기록분석연구원이 수행하는 주요한 업무입니다.
대표적으로 스포츠 경기의 기록분석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포츠 기록분석 과정은 경기 종목이나 분석 목적 등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TV를 통해 축구 경기를 시청할 때 제공되는 기록은 패스성공률, 볼 점유율 등과 같은 간단한 기록으로 실시간으로 분석되어 제공되는 것입니다. 보통 3~4명의 연구원이 투입되어 일부는 경기분석을, 다른 일부는 특정 선수나 상황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됩니다. 반면에 상대편의 전술이나 전략을 파악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분석의 경우 다양한 통계적 접근을 통해 보다 분석적인 결과들을 뽑아냅니다.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과 유사한 업무를 하는 전문가로는 경기분석관이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 대표팀이나 프로팀 등에 소속되어 해당 선수나 팀의 경기기록과 상대팀의 전력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으로 경기력분석가, 전략분석관 등으로 불립니다. 경기분석관은 특정 구단에서 특정 종목에 대해서만 분석하기 때문에 스포츠 전 종목에 대한 데이터를 기록·분석하는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근무환경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은 직업 특성 상 경기현장과 연구실을 자주 이동합니다. 특히 경기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따라 전국 각지, 해외로의 출장도 잦은 편이죠. 예를 들면 프로축구구단과의 분석프로젝트를 담당한 연구원은 축구경기가 있는 매주말마다 전국 축구경기장으로 출장을 다니곤 합니다.
또한 방송국에서 중계하는 경기 분석을 위해 방송국 스튜디오에 기록, 분석 장비를 설치하여 업무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기록분석은 주로 스포츠기록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컴퓨터로 이루어집니다.
이밖에 주말이나 밤에 경기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해외에서 경기가 있는 경우 현지와의 시차로 인하여 밤낮이 바뀌어서 생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야간작업, 주말근무, 잦은 출장 등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스포츠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흥미가 필요 합니다. 단지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닌 스포츠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경기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기록된 자료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통찰력과 경기기록 분석을 위한 과학적 방법의 전반적인 이해 등이 요구됩니다. 또한 기록분석은 대부분 수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계기법을 이해하고 활용하여 수리적인 자료를 다룰 수 있는 적성이 필요합니다. 또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 그리고 영상기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대학교 학사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관련 교육기관으로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가 있으며 현재 몇몇 대학에서 관련학과에 대한 개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스포츠관련 학과나 기록정보관련 학과를 나와도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으로서의 기초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직업 특성 상 습득해야 할 기반지식의 폭이 넓기 때문에 대학원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유리하며 일부 연구프로젝트에서는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격증이나 면허는 없습니다. 주로 스포츠 기록분석연구기관, 스포츠 연구기관, 스포츠 기록 통계전문업체 등에서 활동하며 국가대표팀, 프로팀 등에 소속돼 팀의 전략분석가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 스포츠 기록분석연구기관이 많지 않고,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입직경쟁은 치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채용과정은 주로 서류전형, 면접시험, 적성평가 등으로 진행됩니다.
기록분석연구원의 승진체계는 연구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는 데, 보통 ‘연구생→ 보조연구원 → 책임연구원→ 수석연구원→ 총괄팀장→ 연구소장’등의 단계를 거칩니다. 박사학위가 있는 경우 총괄팀장까지 승진이 보장되지만 연구소장의 경우 관련 분야의 포괄적인 지식과 학식, 사회적 지위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스포츠를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노력은 컴퓨터 기술의 접목과 함께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스포츠 기록분석의 필요성이 부각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를 단순한 관람이 아닌 마니아적인 관심으로 관람하는 관객들이 증가하면서 스포츠 경기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이나 전술 등에 대한 관심이 일반인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불어 스포츠 기록분석의 활용분야가 다양하고 그 기대효과 또한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스포츠 기록분석연구원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스포츠 기록분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마련이 부족한 편입니다. 따라서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전문성을 갖추어 나간다면 앞으로 스포츠 산업의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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