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잉(Rowing)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늘 드는 의문이 있었다. 8명의 선수들이 모두 죽을힘을 다해 노를 젓고
있을 때 앞에 앉아 노는 젓지도 않으면서 선수들에게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짜내라고 소리를 지르는 콕스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느냐였다.
“같은 보트를 타도 콕스에 따라서 경기 결과가 달라지기도 해요.”
콕스는 선수들과 마주 보고 앉아 목표 지점을 바라본다. 몸무게를 최대한 줄여서 선수에게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은 필수 조건이다. 선수를 격려하되 늘 긍정적인 말로 선수들의 남은 1그램의 힘까지 짜내야 한다.
스타트 라인을 떠난 순간부터 파이널 라인에 닿을 때까지 콕스는 보트가 최단 거리로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며 전달한다. 선수들은 골인 지점을 등 뒤에 두고 오직 한 스트로크 한 스트로크에 죽을힘을 쏟기 때문에 거리나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 이 맹목적이고도 집중된 힘이 바른 방향을 잡고 끝까지 나갈 수 있도록 보트를 이끄는 것이 바로 콕스의 말이다.
부모는 자녀의 인생이라는 보트에서 콕스다. 콕스의 가벼운 몸무게처럼 아이의 인생에서 부모의 몫이 줄어들수록 아이가 감당해야 하는 무게는 가볍다. 부모의 열심으로 선수가 되어 함께 노를 젓는 순간, 힘의 균형은 깨지고 보트는 불협화음 속에 흔들리게 될 것이다. 뛰고 달리고 노 젓는 몫은 아이의 열심이다.
부모의 열심은 내 아이의 미래에 아우토반 같은 장애물도 속도 제한도 없는 길을 개통시켜 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아이가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근력을 길러 주는 사람이다. 부모는 자녀를 업고 장애물을 넘는 장애물 경기 선수가 아니다. 장애물에 넘어진 아이가 다시 일어나 남은 구간을 달릴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 부모다.
강금주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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